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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극단 일탈의 연극. 그 여자의 소설
오랜만에 직장인 극단 일탈의 연극을 관람하였다. 해마다 2~3회 정기공연으로 많은 관객들을 울고 울리는 일탈은 충청지방에서는 유일한 직장인 극단이다. 직장인으로 살아간 다는 것도 쉽지가 않은 현실에서도, 지방이라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꾸준한 활동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직장인 일탈이야말로 진정한 예술인, 이제는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 프로나 다름없는 연기실력의 연극을 관람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 관람하게 된 연극은 엄인희 작가의 그 여자의 소설. 여자라는 이유로, 어머니라는 이유로 기구한 삶을 살았던 우리들의 어머니와 할머니들의 이야기. 열여섯 꽃다운 나이에 결혼하는 남편은 독립운동을 하겠다고 떠나고, 어린 딸을 데리고 시부모를 봉양한다는 것 쉽지가 않았다. 굶어죽기 직전에 아들 하나만 낳아주면 많은 적잖은 재물을 주겠다는 유혹,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은 어린 딸과 시댁을 살리는 최선의 길이었기 때문이다.
김씨의 씨받이의 작은댁으로 살아가지만 아이가 들어서지 않았다. 똑같이 여자라는 이름으로 기구한 삶을 살아가는 큰댁. 큰댁의 정성어린 보살핌으로 3년 만에 아들을 낳아주었다. 이제는 시집으로 돌아가려니 하였더니 아들을 낳으라는 김씨의 포악한 구박. 어쩌지 못하고 둘째를 가지고서야 절름발이로 나타나는 남편. 그들이 만나는 순간에는 자신도 모르게 울컥해지는 안타까움. 나도 모르게 시큼해지는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은 우리들의 어머니와 우리들의 할머니들이 삶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김씨의 여전한 구박에도 죽지 못하는 삶이 오죽할까. 똑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어머니처럼 보살피고 친구처럼 감싸주던 큰댁의 죽음은 오열하는 작은댁. 그 장면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훌쩍거리는 관객들의 울음소리가 한동안이나 멈추지 않았다. 자신이 낳았지만 작은 어머니로 살아가는 작은댁의 뼈저린 삶에도 여전히 구박하는 김씨. 어느 사이에 결혼할 나이가 되어서 찾아오는 딸 조춘이의 마음을 또한 어떠했을까. 거기에 치매에 걸려버리는 김씨의 여전한 구박에도 버리지 못하는 김씨를 봉양하는 작은댁의 소설 같은 이야기를 직장인 극단 일탈에서 관람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는 그 여자의 소설이라는 작품으로 관객들을 울고 울리는 극단 일탈은 2008년 8월 6명의 직장인들이 시작한 직장인 극단이다. 서울 경기지역에는 직장인극단이 많지만 기타지방에서는 유일한 직장인 극단이다. 그동안 꾸준한 활동으로 이제는 3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극단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나또한 직장인으로 남다른 관심으로 관람하다가 이번에는 한근협문인들과 함께 관람하게 되었다. 거기에 고맙다고 반기면서 좋아하는 단원들의 따뜻한 환영. 놀라운 연기에 좋은 연극을 관람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하루가 되었기에 그동안 수고하신 노력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극단 일탈에 다음 작품을 벌써부터 조급스럽게 기대해본다.
직장인 극단 일탈의 단원들 멋진 공연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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