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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작은 이야기

임진(壬辰)년구정을 보내면서

 

 

 

 

 

 

 

 

                      壬辰구정연휴를 보내고서.

 

 

 

 

 

 

 

구정은 우리나라 고우의 명절이다. 신정과 달리 조상에 차례를 지내고 어른들에게는 세배인사를 건네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 어린아이들 또한 무엇보다 반기는 것은 세뱃돈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또한 구정에는 무엇보다 반기는 것은 새옷을 입고 세배를 다니는 것이었다. 지금처럼 세뱃돈은 없었지만 과자와 만둣국을 얻어먹는 재미가 제법이나 짭짤했기 때문이다.

 

 

 

 

나는 어느 사이에 지천명의 나이가 되어서 세뱃돈을 주는 것이 만만치 않다. 가끔은 무슨 절값이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고 중얼거리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 또한 나이를 먹었다는 증표나 다름없으니 어쩌지도 못하는 노릇이다. 누구라도 거스르지 못하는 세월을 되돌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 고향이 또한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벌거숭이로 미역을 감던 빨래터가 사라진지 한참이나 되었고 내가 자라던 고향집 또한 흔적조차 사라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지금에서도 그나마 옛날에 흔적이 남아있는 것은 산과 들이다. 하지만 산과 들에도 적잖은 변하가 생긴 곳이 제법이나 많았다. 그나마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은 뒷동산 뿐인 것 같기도 하다. 이번 구정에도 쫓아가는 고향에서 바라보는 뒷동산에서 지난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가고 있었다. 봄이면 진달래꽃을 먹으며 쫓아다녔고 산 도라지를 캐겠다고 쫓아다니던 곳이다. 여름이면 소꼴을 베고 가을이면 도토리를 줍겠다고 쫓아다녔다. 겨울에는 나무를 하겠다고 쫓아가는 산에서 지게목발을 두드리는 노래 소리가 참으로 처량하기도 했다.

 

 

 

 

구정명절을 보내고 돌아오면서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아직도 애틋하게 느껴지는 추억들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제는 아련한 추억조차 멀어지는 것이 안타깝다는 한숨이 멈추지 않았다. 거기에 어느 사이에 되돌아오지 못하는 곳으로 떠난 친구들이 제법이나 많다. 나또한 언젠가 떠나야 하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지만 애틋한 추억과 함께 사라지는 것들이 참으로 아쉽기도 하다.

 

 

 

 

언제나 한해를 시작하며 다짐하는 것들이 많기도 하다. 하지만 한해를 보내면서 쓸쓸해지는 것은 못 다한 일들이 많아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서두른다고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괜스레 조급해지는 것은 하찮은 욕심이 더해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삶은 쉬어가는 여유에서야 가능하고 행복한 삶은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찾아온다고 한다. 거기에 또한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 아름다운 삶이다. 괜스런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면 만족이라는 것을 모르는 불행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나의 작은 쉼터에 찾아주시는 분들이 또한 참으로 고마운 분들이다. 아직은 부끄러운 글에서도 좋은 마음으로 살펴주고 적잖은 용기를 주기 때문이다. 하지면 조금도 늘기는커녕 여전히 부끄럽게 느껴지는 글을 염치없이 올리는 것이 죄송스럽기도 하다. 그렇다고 멈추지 않는 것은 조금이라도 좋은 글을 쓰겠다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구정 연휴를 보내면서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바라보면서, 지금까지 살펴주시는 배려에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앞으로도 변함없이 좋은 인연으로 살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 멈추지 않는 것 또한 괜스런 욕심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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