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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의 PO-ssay집/ 꼬리로 말하다.
나는 그동안 부끄러운 소설을 발표하면서 많은 문인들을 만나기도 한다. 아직은 모든 것이 부족한 사람이라서 좋은 공부를 하기도 한다. 가끔은 친절하게 좋은 가르침을 주시는 선배님들이 고맙기도 하다. 거기에 또한 여러 문인협회에 가입을 하였지만 직장생활에 쫓기다보니 참가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지난번 청주문인협에서 출간하는 충북문학 편집위원으로 참가해서다. 나는 근무시간이라는 핑계로 마지막 교정에서야 참가했더니, 조영의 주간님은 제법이나 두툼한 사전을 펼쳐보면서 교정을 하였다. 한글 맞춤기법을 돌리는 것이 고작인 나로서는 주간님의 세심한 교정에 놀라기도 했다. 거기에 내 작품에 오타가 제일 많았고 수정하는 문장에 제일 많았으니 부끄럽기도 했다. 다행히 김영미 수필가님과 김현순 시인님이 살펴주시는 배려에서야 교정을 마치는 충북문학에 출간하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교정을 마치고서야 조영의 주간님이 PO-ssay집을 출간하신 것을 알았다. 직장생활이 쫓긴다는 핑계로 회의조차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뒤늦게야 축하인사를 드리고 받은 PO-ssay집은 ‘꼬리로 말하다.’였던 것이다. 하지만 책을 본다는 것 또한 쉽지가 않아서 지난 주말에서야 펼쳐들었다. 제1부 그곳에 내가에서, 제2부 꽃과 함께라면, 제3부 강물에게, 제 4부 나의 데쳄버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수필가님의 작품세계로 빠져들게 되었다.
제일 먼저 버릇처럼 감상하는 글머리에서 조영의 수필가는 PO-ssay는 시적 에세이로 시와 수필을 결합한 새로운 장르다. 시의 난해성과 수필에 익숙해서 낡아버린 골격을 극복하는 새로운 장르를 창출하고 싶었다. 생소하고 낮선 글의 무게를 어떻게 느낄지 조심스러웠다. 글을 정리하다 보니 만남과 여행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많이 걸었다는 생각이다. 길 위에서 용서하고 배웠다. 그때를 떠올리면 유쾌하기도 하다. 글도 나이를 먹는다. 그때 시대 상황은 지금과 사뭇 것도 있다. 그래도 함께 했던 시간을 사랑하기로 했다. 첫 수필집 ‘뒤로 걷는 여자’ 이후 6년 만이다. 내 글에 끼인 이끼를 세월이 흐르는 물빛으로 기억하는 나는 행복하다.
우리가 남다르게 바라보는 동물들은 꼬리로 말하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동물들은 반갑다고 꼬리를 흔들고 마땅찮다고 꼬리를 치켜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이 꼬리로 말한다는 생각조차 못했다. 그런데 사람이 또한 꼬리로 말을 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못했다. ‘꼬리도 말하다. 의 작품을 감상하고서야 사람도 기분이 좋거나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입술 꼬리가 내려가고, 거기에 반대로 마땅찮은 일이 생기거나 반갑지 않은 사람을 만나면 자신도 모르게 눈썹 꼬리가 올라간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그러고 보니 꼬리로 말하는 것은 사람이나 일반 동물이 별다르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이 한생을 살면서. 그동안 살아오면서 후회할 것 같은 일은 얼마나 많을까. 이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지금에서야 후회스럽게 느껴지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주는 글에서 나또한 지나온 삶을 돌아보기도 했다. 꽃을 보면 아프다. 아직도 사춘기 소녀처럼 순수한 마음이 느껴지는 글. 마음이 통하면 어떤 말도 즐겁다. 좋은 벗과 대화하듯이 좋은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에 조영의 수필가님이 또한 좋은 벗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충북 음성의 출생이신 조영의 수필가는 창조문학에서 등단했다고 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창작지원금을 받아서 ‘뒤로 걷는 여자’의 수필집을 출간했으니 두 번째의 작품집을 받아서 감상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청주문인협회 주간. 충북 수필 문학회, 비존 문학회, 여백문학회장등을 역임하고 초등학교에서 독서, 논술을 가르치면서 후학양성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이시는 수필가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한참이나 부족한 사람이다. 이번에 좋은 작품을 감상하면서 좋은 공부가 되었기 조영의 수필가님에게 감사하는 하는 마음으로 마지막 책장을 덮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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