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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작은 이야기

컴퓨터 중독

 

 

                                           

                                              컴퓨터 중독

 

 

 

오늘도 이른 새벽에 출근하라고 깨우는 아내가 컴퓨터가 고장 났다고 걱정하는 한숨을 몰아쉬었다. 엊저녁에도 멀쩡하던 컴퓨터가 무슨 고장이냐고 다그치며 컴퓨터방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멀쩡하던 컴퓨터가 정말로 고장이 났는지 부팅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먹고 살려면 어쩌지도 못하는 직장에 출근을 하면서 아들에게 고쳐보라고 하였다.

 

 

 

컴퓨터에는 그동안 창작한 글들과 함께 적잖은 자료들을 보관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고치지 못하면 그동안 고생한 것들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회사에 출근했지만 걱정스런 한숨이 멈추지 않았다. 아들에게 전화했더니 무엇이 고장 났는지 서비스를 받아야겠다는 것이다. 거기에 컴퓨터가 오래 되어서 부속을 갈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컴퓨터가 걱정되는 직장에서 일손이 잡히지 않았다. 우선 오늘 저녁에 보내야하는 원고파일이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다. 그동안 출간한 소설의 원본은 물론 블러그에 연재하는 소설이 또한 걱정되기 때문이다. 한동안이나 걱정스런 한숨을 몰아쉬다가 휴가를 내고서야 돌아왔다. 컴퓨터를 잡아들고 쫓아가는 서비스센터에서 고쳐달라고 내밀었더니 수리기사가 쉽지가 않다는 고개를 기웃거렸다.

 

 

 

컴퓨터가 고장이 나는 이유가 많기도 할 것이다. 단순한 접속불량에서 컴퓨터의 생명이나 다름없는 주요부품이 고장 나기도 한다. 한동안이나 수리기사의 설명을 듣고서야 주요부품이 망가졌다는 것을 알았다. 더군다나 고장이 없는 부품이라서 서비스센터에도 재고부품이 없었다. 곧바로 주문하는 부품이 도착하는 내일 아침에서야 수리가 가능하다고 사정하는 수리기사가 죄송하다는 인사가 멈추지 않았다.

 

 

 

나는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적잖은 자료들의 파일이다. 수리기사는 걱정하지 말했지만 괜스레 불안해지는 마음이 멈추지 않았다. 오늘 전송하는 원고도 걱정이지만 혹시라도 적잖은 자료들이 사라지면 여간 큰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수리기사가 이동디스켓에 적잖은 자료들을 복사하고서야 안도하는 한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바탕화면에 남아있는 자료들 또한 제법이나 많았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내일까지 기다리는 컴퓨터가 걱정되는 한숨이 멈추지 않았다.

 

 

 

컴퓨터는 무한의 기능을 자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디에서든 컴퓨터가 없이는 불가능한 업무가 많기도 하다. 어느 사이에 일상생활에서도 친숙해지는 컴퓨터가 사람을 지배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또한 버릇처럼 주저앉는 컴퓨터에서 중독되어 가는 느낌이다. 컴퓨터가 없이는 적잖은 자료들의 보관하기는커녕 고뇌한 원고를 전송하는 것 또한 어림없기 때문이다.

 

 

 

오늘은 더군다나 고장이 나는 컴퓨터 때문이 적잖은 마음고생을 하였다. 내일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또한 지루하게 느껴진다. 바탕화면에 남아있는 자료들이 사라지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는 한숨이 멈추지 않는다. 어느 사이에 나도 모르게 컴퓨터에 지배받는 인간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걱정스런 한숨을 몰아쉬며 새것으로 바꿔주겠다는 아내가 또한 어느 사이에 컴퓨터 중독자가 되어가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