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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타임즈 무심천/ 12월을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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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을 보내면서
무심천
2010년 12월 21일 (화) 충청타임즈 webmaster@cctimes.kr
   
 
   
 
이규정 <소설가>

나는 지천명의 나이에 들어서야 문학공부를 하겠다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직장생활에 쫓기면서 무엇보다 부족한 것이 시간이다. 회사에서 돌아오면 곧바로 주저앉는 책상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자연스레 무관심해지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후회하는 일들이 또한 제법이나 많기도 하다. 오죽하면 가족들을 보살피기는커녕 오히려 건강을 걱정하는 가족들에게 적잖은 핀잔을 받기도 했다.

나로서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조금도 나아지는 낌새가 없다. 어느 사이에 적잖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어설프게 느껴지는 문장실력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그렇다고 버리지도 못하고 발표하는 글들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발갛게 달아오르는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한다. 그것마저도 천만다행인 것은 어설픈 글이나마 청탁받는 원고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월에 장편소설 상사화를 출간하면서 적잖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독후감을 이메일로 보내주는 독자들도 제법이나 많았다. 독후감과 함께 자신의 블로그에 소개하여 주시는 분들도 적지는 않았다. 직장상사인 김주상 팀장님은 적잖은 소설책을 구입해서 동료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셨다. 모두가 눈물겹게 고마우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가 고작인 내가 한심스럽기도 하다.

어느 사이에 12월을 보내면서 후회하는 한숨이 멈추지 않는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겠다고 노력했지만 부족했다고 느껴지는 일들이 생각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반드시 이루겠다고 벼르는 소망이 또한 생각처럼 쉽지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내 소망이 무슨 태산을 이루듯이 거대한 것이 아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겠다는 소망조차도 쉽지가 않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다.

올해는 더군다나 연재소설을 창작하겠다는 욕심을 부렸다. 연재소설은 문장력도 중요하지만 적잖은 인내와 끈기가 요구되는 작품이다. 이제야 습작수준에 지나지 않는 나로서는 과분한 욕심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블로그에 시작하는 연재소설의 갈증이 어느 사이에 220회가 넘어서고 있다. 어설프게 느껴지는 작품이 부끄럽지만 아직도 멈추지 않는 것은 문학공부를 하겠다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과분한 욕심. 습작수준에 지나지 않는 연재소설에도 제법이나 많은 분들이 보아주시는 것이 천만다행이다. 그렇다고 어설픈 작품이 좋아서가 아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안타까워서 격려하는 가르침이다. 은인이나 다름없는 분들에게 적잖은 용기. 거기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것 또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다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지만 조금도 나아지는 낌새가 없어서 안타까운 한숨이 멈추지 않는다.

내 삶의 교훈 하나가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살자는 것이다. 하지만 견물생심(見物生心)의 과욕은 어쩌지 못하는 모양이다. 괜스러운 욕심이나 하찮은 미련으로 그르치는 일들이 많기도 하다.

올해도 어느 사이에 12월을 보내면서 후회하고 반성하면서 이제라도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작심삼일(作心-三日)에 불과한 다짐인지도 모르겠다해마다 12월을 보내면서 다짐하겠다는 약속이 올해도 별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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