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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타임즈 무심천/ 가을하늘을 바라보는 여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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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에서
무심천
2010년 10월 12일 (화) 충청타임즈 webmaster@cctimes.kr
   
 
   
 
이규정 <소설가>

어느 사이에 풍요를 자랑하는 가을이다. 맑고 높은 하늘. 황금빛 물결이 출렁이는 들판. 오색단풍으로 변하는 산골짜기에서 제법이나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하지만 요즘에 책으로 독서를 즐기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IT강국으로 발전하면서 익숙해지는 컴퓨터. 정보의 바다라는 컴퓨터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일상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요즘에는 누구나 익숙해지는 컴퓨터를 이용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어설픈 소설을 지인들의 비공개 사이트에 올리기도 했다. 지난 3월부터 나의 홈페이지나 다름없는 블로그에 신작소설 <갈증>을 연재소설처럼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서 썰렁하더니, 이제는 제법이나 많은 분들이 찾아와서 적잖은 용기를 주고 격려하는 가르침을 주기도 한다.

신작소설 <갈증>은 연재소설이나 다름없이 창작하면서 발표하는 소설이다. 처음에는 150회를 예상하고 시작했다. 하지만 섣부른 문장력으로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소설이 어느 사이에 160회를 넘어서고 있지만 아직도 언제쯤이나 끝나려는지 어림조차 못하겠다. 아무리 힘들어도 창작공부하겠다고 지인들과 약속으로 멈추지도 못하겠다. 아직도 부끄러운 글이지만 염치없이 올리는 것은, 그동안 격려하는 가르침으로 보아주시던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하겠다는 욕심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그동안 어설픈 글이지만 적잖은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장편소설 구름에 숨은 햇살과 꽃핀을 발표하면서 적잖은 고뇌를 하였다. 솔직히 아직도 부끄러운 소설을 발표하고 습작공부를 멈추지 않는 것은 괜스런 욕심인지도 모르겠다. 더군다나 이번에 연재소설처럼 시작하는 소설이 쉽지가 않다. 무엇보다 빠듯한 직장생활에 쫓기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쓴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문학공부를 하지도 않았거니와 문학의 기초에도 무지한 사람이다. 아직도 현장사원으로 근무하는 직장에 쫓기면서도 버리지도 못하는 욕심이 멈추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격려하여 주는 사람들이 제법이나 많다. 가끔은 자신의 어려웠던 삶을 소설로 승화시켜 달라고 부탁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나 또한 언젠가는 누구보다 어려웠던 삶을 소설로 표현하겠다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비공개 사이트에 올렸던 장편소설 <상사화>를 출간하겠다는 욕심을 부리면서 더욱 바빠지는 시간에 쫓겨 다녔다. 회사에서 퇴근하면 곧바로 주저앉는 책상에서 잠시라도 쉬어야겠다는 생각조차 못하였다. 오죽하면 건강을 걱정하는 아내가 5분이라도 쉬어가라며 다그쳤지만 그만한 여유조차 없었다.

한동안이나 적잖은 고생을 하고서야 탈고하는 원고가 출판사에 전송되었다. 이번에도 어설프게 느껴지는 장편소설이 어떤 모습으로 태어날지 모르겠다고 걱정하는 한숨이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에서야 가을하늘을 올려다보는 여유에서 적잖은 보람을 느낀다. 솔직히 아직은 부끄러운 소설이지만 출간을 기다리는 설렘으로 괜스레 두근거리는 가슴을 달래겠다고 두드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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