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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작은 이야기

갑오년 구정연휴에 다시 배우는 우리나라 풍습

 

 

 

 

 

 

 

 

             구정연휴에 다시 배우는 우리나라의 풍습

 

 

 

                                                                                    이규정(李揆貞)

 

 

 

 

 2014년을 시작하는 신정이 어느 사이에 한 달이 지나고 있다. 음력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구정명절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구정연휴가 시작되면서 우리 조상들의 풍습을 살펴보게 된 것은 그동안 미루었던 원고에 쫓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연휴가 되어서야 다급하게 시작하는 원고가 또한 우리나라 풍습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제야 예부터 전해지는 풍습을 살펴보면서, 우리조상들의 삶의 지혜를 배우는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로서 절기의 기점은 동지로부터 출발했는데, 이는 고대 동양력(東洋曆)에서 역(曆) 계산의 출발점을 동지에 두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후한서〉의 율력지(律曆志)에는 '세수지야'(歲首之也)라는 말이 있어 세수(歲首), 즉 연초(年初)를 동지로 했으나 후한시대에는 동지가 세수에 해당되었다고 한다. 후대에 내려오면서 한 해의 시작을 정월이라고 하고, 사계절의 시작도 봄으로 되었던 것은, 농업사회의 농사와 깊은 관계로 이루어지는 명절은 각 농사주기에 맞게 이루어지게 때문이었던 것이다.

 

 

 

 농경생활의 순환으로 발전하는 절기의 명절은 설, 대보름, 한식, 초파일, 단오, 유두(流頭), 백중(百中), 추석, 동지 등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명절이 구정명절이다. 음력으로 한해를 시작하는 새해의 첫날인 설에는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내고, 어른들에게 또한 신년하례의 세배를 드리며. 세배를 하는 사람들은 덕담과 함께 적잖은 세뱃돈을 받기도 하고, 새해의 운수를 점치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

 

 

 

 설날 아침에는 백병(白餠)이라고 하는 떡국으로 만든 세찬(歲饌)과 세주(歲酒)를 먹기도 하며, 정초의 제축이 비단 초하루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름까지 긴 기간에 걸쳐 여러 가지 세시놀이들을 즐기기도 했다고 한다. 정월의 보름은 14일 작은 보름과 15일의 대보름으로 나뉘는데,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무쳐먹으며 부럼을 깨물어 부스럼이 생기지 않기를 빌고, 귀밝이술이라 하여 청주를 데우지 않고 차게 먹기도 한다.

 

 

 

 2월 초하루에는 머슴날[奴婢日]이라 하여, 일꾼들이 콩으로 소를 넣은 송편을 만들어 먹으며 한해 농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그리고 한식(寒食)날에는 조상의 묘를 찾아 사초를 하고 차례를 지내면서 찬밥을 먹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 3월 삼짇날에는 찹쌀가루로 반죽해 진달래꽃으로 수놓은 화전(花煎)을 지지고. 4월의 초파일은 불교가 들어오면서 생겨난 명절로서, 석가탄신일을 기념하는 연등(燃燈)의 풍속이 전해지고 있다.

 

 

 

 5월 5일 단오는 한 해에서 양기(陽氣)가 가장 그득한 날로 수레바퀴 모양의 쑥떡인 수리취떡을 만들어 먹고, 여자들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등 다양한 행사를 벌이지는 명절이기도 하다. 6월 6일 유두에는 산이나 계곡에서 자연과 함께 풍치를 즐기는, 수단, 건단, 상화떡[霜花餠]을 먹기도 했다고 한다. 7월 15일 백중날에는 불필요한 농기구를 씻어놓고 농사의 힘겨움을 위로한다.

 

 

 

 8월의 보름에 맞이하는 추석명절은 가배일(嘉俳日) 또는 가윗날이라 하여, 오곡이 익어가므로 수확이 멀지 않아서 후덕한 인심이 가장 풍성한 명절이기도 하다. 조상들에게 햇과일과 햇곡식을 바치는 차례와 함께 성묘를 하고, 이웃들과 햇과일 햇곡식으로 만든 음식을 나누어 먹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 가을걷이가 바빠지는 9월 9일 중양(重陽)에는 잎이 누런 국화꽃으로 국화전을 만들어 먹기도 했으며, 배와 유자, 석류와 잣을 꿀물에 탄 화채(花菜)를 먹기도 했다고 한다.

 

 

 

 10월은 한 해 농사의 수확이 모두 마무리하는 시점으로 시월상달이라 하여, 상달고사나 집안 조상들의 시제를 지내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 난로회(煖爐會)와 장국, 변시만두와 두부를 가늘게 잘라 꼬챙이에 꿰어 기름에 부치다가 닭고기를 섞어 끓인 연포탕(軟泡湯)을 시절음식으로 먹는다. 11월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 가묘(家廟)에 차례를 지내고 먹었는데, 이때 액막이를 위해서 문 앞에 팥죽을 뿌리기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

 

 

 

 농경시대에 우리 조상들이 한해를 계획하고 실천하는 절기의 풍습이, 산업시대로 발전하면서 조금씩 퇴색되어가고,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정보와 시대에 접어들면서부터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역사는 미래의 원천이며, 조상들이 전해주는 풍습은 아름다운 삶의 근원이기도 하다. 그나마 아직도 남아있는 풍습에서도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 맞이하면서, 조상들의 아름다운 풍습을 살펴보는 시간에 좋은 공부가 되었다. 하지만 편리한 것에 익숙해지는 현시대에 조금씩 사라지는 풍습이 무척이나 아쉽기도 하다.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 맞이하여, 그동안 모든 것이 부족한 저의 쉼터를 고운 걸음으로 찾아주시고. 미숙한 저의 글을 살펴주시는 배려에 감사인사 드리옵고,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 즐겁게 보내시기 바라오며, 만복이 가득한 청마의 새해에도, 언제나 늘 좋은 일과 함께 뜻하시는 소망을 이루시기 바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