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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작은 이야기

이규정 소설가/ 계사(癸巳)년을 보내면서

 

 

 

 

 

 

 

                                                     계사(癸巳)년을 보내면서

 

 

 

                                                                                      이규정(李揆貞)

 

 

 

 올해도 어느 사이에 12월의 끝자락. 마지막 주말에 쫓아가는 예식장에서야 만나는 지인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다. 친구의 아들이 결혼하는 예식장이라서,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이 또한 제법이나 많았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한동안이나 떠들썩하게 주고받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우리도 어느 사이에 자식들이 결혼하고, 어린 손자들의 재롱을 자랑하는 나이가 되었는지, 지나온 세월들을 돌아보면서는 아쉽다는 한숨이 멈추지 않았다.

 

 

 

 오늘은 친구의 아들이 결혼하는 예식장은 공주였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만나는 시인과 한해를 보내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저녁때가 되어서야 돌아오는 집에서 한해를 보내는 마음이 허전하게 느껴졌다. 계사년을 맞이하면서 흑사의 해라고 떠들썩하던 1월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사이에 계사년을 보내는 12월의 끝자락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한해를 돌아보는 시간들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면서 아쉽다는 생각이 멈추지 않는 것은, 나도 이제는 적잖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올해도 예년이나 다름없이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지만, 아직도 시작조차 못하고 머뭇거리는 일들이 작지는 않다. 그렇다고 무의미하게 보낸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겠다고 노력했지만, 전혀 생각조차 못하던 일들이 또한 제법이나 많았기 때문이다.

 

 

 

 아무런 말없이 흘러가는 시간. 누구도 막아서지 못하는 것이 세월이다. 사람은 물론 우주공간에 존재하면서 살아가는 생물에서도 영원한 삶이란 없다. 한번 흘러간 시간은 되돌리지 못하듯이, 한생의 삶을 살아가는 것 또한 되돌리지 못한다. 그래서 또한 연습이라는 것이 없는 삶에서 흘러가는 시간들이 중요하고. 오늘도 하루의 삶이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세월을 이기는 장사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세월에는 예외라는 것이 없다. 누구라도 연습이 없는 삶에서 과거가 없는 미래는 없다. 지나온 삶에서의 체험을 되돌아보는 교훈에서야 아름다운 미래를 바라보기도 한다. 올해도 어느 사이에 한해를 돌아보는 시간에서야 반성하는 일들이 많기도 하다. 뒤늦게 반성하면서 한해를 보내는 것 또한 예전이나 다름없이 반복하는 버릇이 되고 말았다. 신년을 기약하지만, 내년에도 한해를 보내는 시간에는 후회하는 일들이 제법이나 많기도 할 것이다.

 

 

 

 아무리 아쉬워도 붙잡지도 못하는 계사년.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보내면서 만나는 인연들이 제법이나 많기도 하다. 잠깐 스쳐가는 인연에 또한 좋은 이웃으로 발전하는 인연들도 많았다. 거기에 좋은 인연도 많지만 그렇지 못한 인연들도 작지는 않았다. 하지만 모두가 소중한 인연들이다. 어차피 혼자서는 살아가지 못하는 삶에서는 좋은 교훈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홈페이지나 다름없는 이규정의 작은 쉼터. 보잘것 없는 블로그에서도 좋은 인연으로 만나는 분들이 제법이나 많았다. 한동안이나 비웠던 쉼터를 찾아주시고, 한참이나 부족한 글에서도 좋은 인연으로 살펴주시는 분들이 고마웠다. 좋은 가르침으로 보아주는 격려에 적잖은 용기를 얻기도 했다. 나에게는 스승이나 다름없는 인연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내는 계사년의 하루가 저물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