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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의 봄


														
나의 단편소설집을 출판 내면서

감지덕지感之德之.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언제부터인가 나이가 엇비슷한 직장동료들이나 고향 벗들을 만나면 앞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보다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게 된다. 그것은 이제 오십 중반을 넘어가는 나이와도 무관하지 않다. 그 렇다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현실정치나 경제상황에 넋두리를 늘어놓다가는 자연스럽게 자식들이 커가는 이야기로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에 우리가 그 시절에는 어쩌고 하면서 옛 시절을 더듬어가면서 때로는 그 시절의 아쉬움에 찡해지는 콧날을 훔치기도 한다.

내가 글을 쓰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그때부터다. 비록, 사춘기시절부터 일명 공돌이라고 하는 현장근로자로 떠돌다가, 요행이 지금의 직장에 입사하고부터 현재까지 삼십년이란 세월이 가까워지도록 현장근로자로 살아온 작업자에 불과하지만, 그렇게 현장근로자로 살아온 나에게도 가슴 뿌듯한 추억이 있고, 잠시만 돌아봐도 시큼한 눈물이 솟구치는 애틋한 사연이 또한 적잖이 많다. 그런데 그 애틋한 사연들마저 언제부터인가 차츰 까맣게 사라지는 아쉬움을 견디지 못해 그것들을 글로 남기겠다는 욕심에서 글쓰기를 시작하였는데, 그 욕심이 좋은 결실을 맺어 이렇게 단편소설집을 출판하게 되었다. 물론 그동안 나와 어울렸던 사연들의 이야기도 어설픈 글 솜씨로나마 담아놓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었지만 말이다.

예부터 전해오는 고사성어에 감지덕지感之德之란 말이 있다. 이번 소설집을 출판하면서 내 심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말이 바로 그 고사성어의 감지덕지感之德之다. 그것은 졸작이나마 소설집을 출판하기까지에 적잖은 격려와 용기를 주신 분들과, 어설픈 소설이나마 내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더하는 고마움에서다. 특히 이번에 소설집을 출판하는 엠아이지 출판사를 운영하시면서 문학저널 발행인이신 김 창동 소설가님에게 스승이나 다름없는 은덕을 입었다. 그분은 신년부터 헤럴드 경제신문에 연재소설 '욕망의 칼' 을 집필하는 바쁜 와중에도 작품 지도와 출판하는 용기까지 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

감지덕지感之德之. 모든 분들에게 모자람이 많지만 그 고사성어로 감사드린다. 비록 어설픈 졸작이지만 더욱 노력하고 증진하라는 용기로 신인문학상을 주신 월간 문학저널, 한맥문학, 시사문단. 거기에 문학 동인으로 함께하여주신 빈 여백 동인, 문학저널 문인회원님들, 그리고 또한 적잖은 고뇌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두 자매와 아내, 그 리고 지금의 엘지화학 직장동료들과 옛 벗인 송학초등학교 동문들에게도 그간의 격려와 용기주심에 깊이 감사드리며 거기에 더 한층 노력하는 사람이 될 것을 또한 약속드리겠다. 다만 거기에 비하면 내 그릇이 너무나 작고 짧은 식견이라 언제나 마음의 빚을 지고 살아가는 것 같아 부끄럽기는 하지만, 그나마 열심히 노력하는 것만이 모든 분들이 보내주신 그 고마움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리고 또한 더하는 욕심으로 염치없이, 비록 내 글이 어설프고 형편없지만 더욱 노력하고 증진하라는 채찍으로 관심있게 읽어 주시길 간절히 所望한다.
2007년 1월
이 규 정
친근감이 물씬한 서정으로 그려낸 삶의 이야기

김 창 동(소설가, 문학저널 발행인)

이규정 소설가는 오랜 세월동안 산업현장에서 자신만의 삶의 궤적을 만들며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살아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글을 써서 소설가, 수필가로 등단을 하였고, 뜨거운 문학의 열정을 불태워 소설집 <서른다섯의 봄>을 상재했다.
그것은 참으로 대단한 업적이며 감탄할만한 인고의 결실이다.
글을 쓴다는 것, 특히 소설을 쓴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규정 소설가는 표제작 <서른다섯의 봄>을 비롯해 작품집에 수록된 <아! 아카씨아> <방황> <나팔꽃> 등 10편의 단편소설을 당당하게 세상에 내놓았다.
소설가 이규정씨는 일상에서 늘 만나는 이웃집 아저씨처럼 편안하다. 그리고 거짓이 없고 편견이 없다. 그러한 그의 인품처럼 그는 작품의 문장을 애써 꾸미려고도 하지 않고 아름답게 쓰려고 기교를 부리지도 않으며 자기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여 작품을 쉽게 쓰려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때로는 읽는 이에게 즐겁고 유쾌한 재미를 주기도 하고, 어느 때는 가슴속 깊이 내재해 있던 슬픔을 퍼올리기도 하며 더 깊고 빠르게 감성에 와 닿는다.
그렇다. 이 규정 소설가는 아주 평범한 일상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를 재미있고 쉽게 한폭의 수채화처럼 거부감 없이 그려내고 있다. 그의 작품에는 그의 인간성이 배어 있고 작품의 곳곳에 소박하고 따뜻함이 침적되어 있다. 그러한 맛깔스러움이 그의 작품을 읽고 있으면 마치 나의 이야기이거나 아니면 아주 가까운 이웃사람의 이야기라는 친숙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는 소설집 <서른다섯의 봄>을 펴내면서 소설가로서의 호흡과 기량을 마음껏 도출해내었다. 이번 작품집출간이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는 토양이 되기를 바라며 작품집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소설가로서의 명예가 영원하기를 기원한다.
도서목차 시추-9
아! 아카시아-39
서른다섯의 봄-75
그을린 삶에 노트-99
훌라후프-129
몸살-157
철없는 연인-191
나팔꽃-221
방황-269
송학松鶴-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