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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정 소설가/ 어느 사이에 을미(乙未)년을 보내면서

 

 

 

 

 

 

 

 

 

                        어느 사이에 을미(乙未)년을 보내면서

 

                                

                                                            이규정(李揆貞)

 

 을미년의 새해를 맞이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 사이에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이전이나 다름없이 새해를 맞이하면서는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들이 제법이나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무엇을 하였는지? 아직도 시작조차 못하는 일들이 제법이나 많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멈추지도 않는 세월. 어느 사이에 저물어가는 을미년에도 적잖은 아쉬움과 함께 나를 돌아보는 시간에서는 안타까운 한숨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어느 사이에 한해가 흘러가는 을미년에도 굴곡에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뒤늦게 시작했던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공부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다행이도 과락을 면하는 통신대학교에서 2학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직장생활에 쫓기던 나로서는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멈추지 않았던 공부였습니다. 학우들이 또한 직장생활에 쫓기고 한 가정을 꾸려가는 주부들로서 쉽지가 않은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계층의 학우들과 어울리는 것 또한 좋은 체험의 공부가 되고 있었던 시간들이 즐겁기도 했습니다.

 

  지난 931일에는 그동안 몸담았던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하였습니다. 36년이라는 세월이나 나를 지켜주고 우리 가족의 울타리가 되어주었던 직장이었습니다. 어느 사이에 서너 달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는 직장생활의 습관들. 그동안 직숙해진 직장생활의 버릇으로 출퇴근 하는 꿈을 꾸기도 하였습다.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는 퇴직자의 삶에서 또한 앞으로 바라보는 미래가 쉽지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정년퇴직을 하고서야 그동안 미루었던 장편소설 무심을 출간하는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었습니다. 비록 미숙한 소설이지만 나로서는 적잖은 고뇌의 시간을 보냈던 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출간 기념식에는 너무나 많은 분들에게 축하인사를 받았습니다. 좋은 가르침으로 살펴주는 격려에 많은 용기를 받았던 출간 기념식. 문학에 무지한 나로서는 스승이나 다름없는 지인들의 격려에서 새로운 삶의 지름길을 일러주시는 이정표나 다름없었던 출간 기념식에서 참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던 것입니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보내면서는 좋은 인연으로 살펴주신 분들이 제법이나 많았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그렇게 바빴는지 고맙다는 인사조차 인색했던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사이에 한해를 돌아보는 시간에서야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버릇은 이전이나 다름없나 봅니다. 뒤늦은 인사를 건네면서도, 염치도 없이 다가오는 새해에도 변함없이 좋은 인연으로 살펴주시기를 바라는 것 또한 지난해나 다름없이 반복하는 버릇이 되고 말았습니다.

 

 올해도 어느 사이에 다사다난한 을미년을 보내면서, 그동안 나의 삶에는 주야로 근무하던 직장생활이 주류였습니다. 하지만 정년으로 퇴직을 하는 을미년의 한해가 새로운 삶의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삶을 바라보면서 지나온 삶을 돌아보는 시간들. 미숙한 소설을 쓰면서부터 노동자 소설가라는 것은 노동자의 삶이 그려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의 글들이 또한 노동자들의 삶에 이야기가 많아질 것입니다. 그동안 블로그에서도 좋은 인연으로 살펴주신 분들에게 감사인사를 드리면서 즐겁고 행복한 연말연시를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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