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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정 소설가 / 임남규 시인의 시집 <나의 문밖에서>를 감상하면서.

 

 

 

 

 

 

 

 

 

 

 

 

 

 

 

 

 

 

 

 

 

 

 

 

 

 

 

 

 

 

          임남규 시인의 시집 <나의 문밖에서>를 감상하면서.

 

                                       

                                                                                             이규정(李揆貞)

 

  추석명절을 보내고서야 지난번에 올렸던 무심의 작품을 어떡할지 고뇌하기 시작했다. 비록 부끄러운 소설이지만 출간하고 싶다는 생각이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간에 쫓기면서 올리던 작품이라 어설프게 느껴지는 문장이 많기도 하다. 거기에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버려야 좋을지 고뇌하는 머리가 어지럽게 흔들렸다. 아무리 노력해도 제자리걸음에 멈추는 문장실력이 또한 무척이나 안타깝기도 했다. 그렇다고 멈추지도 못하는 것은 나에게는 적잖은 애증이 가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새로 시작하듯이 다듬어야 하는 작품을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몰라서 고뇌하는 머리가 어지럽게 흔들리고 있었다.

 

 

 한동안이나 고뇌하던 머리를 식히겠다고 잡아드는 시집을 펼쳐들었다. 어지러운 마음의 휴식에는 좋은 책에서 좋은 글을 감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좋은 글을 쓰려면 또한 좋은 글을 감상하면서 배워야 한다. 하지만 무엇이 그렇게 바쁜지 책을 본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어지러운 마음을 달래겠다는 생각에서야 잡아드는 시집은 <나의 문밖에서>이었다. 지난번 충북문학인 대회를 준비하면서 만난 임남규 시인이 건네준 시집을 감상하기란 쉽지가 않았다. 어느 사이에 한 달이 가까워서야 잡아드는 시집을 펼쳐들은 것이다

 

 

 임남규 시인은 원주 귀래의 출신으로 충주에서 활동하는 문인이다. 가끔이나마 안부전화를 주고받는 시인은 좋은 문우의 벗이기도 하다. 첫 시집의 <산파도>를 출간하고 <푸른 자리에서 숨 쉬고 있다.>의 시집을 출간 시인은 시집을 감상하기도 했다. 얼마나 부지런한지 어느 사이에 출간한 제3의 시집이 <나의 문밖에서>이었다. 이전에 감상했던 시들이 좋았듯이 이번에도 좋은 시들이 수록된 시집을 감상하겠다고 잡아들게 되었던 것이다.

 

 

 시인은 나의 시상에서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나의 문밖을 사랑한다.’고 했다. 이는 나만이 아닌 주위를 사랑한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자신의 내면에서 외면을 바라보는 감성이 남다르게 느껴지는 시인은 희뿌연 안개를 눈물고인 기다림으로, 홀로 핀 꽃에서도 아름다운 심상의 속삼임. 세상은 흐릿하지만 보이는 것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자연의 신비라는 시인은 내면보다 내면 밖의 자연을 더욱 사랑하는 가보다. 초심이 자연에 있다는 시인의 순박한. 세상의 하루가 고단해도 자연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제목에서도 순박한 시인의 심상이 부럽기도 했다.

 

 

 나의 문밖에서의 연작에서는 자연과 친화적인 시인의 시혼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하찮은 사물에서도 아름다운 자연으로 승화시키는 시상에서 아름다운 자연의 향기가 느껴졌고, 샛강과 원곡천에서 또한 시인의 아름다운 자연인으로 바라보는 감성의 시들이 많았다. 독거의 외로움에 달 하나를 품고, 집으로 가는 길에 마음을 닦고, 돌아가지 않는 길에 장미꽃을 피웠다는 제목에서도 아름다운 자연의 친화적인 심상의 시향이 순박하게 느껴졌다. 시인의 내면에서 바라보는 <나의 문밖에서>의 시집을 감상하면서, 나는 시인의 내면에 숨겨진 시님의 순박한 시혼을 홈쳐보게 되었던 것이다.

 

 

 어느 사이에 오곡이 익어가는 가을이다. 맑고 높은 하늘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은 책을 읽기에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에서도 책을 읽는 사람이 흔하지 않다. 나또한 무엇이 그렇게 바쁜지 책을 읽기란 쉽지가 않았다. 어지러운 마음을 달래겠다는 생각에서야 잡아드는 시집을 감상하게 되었던 것이다. 시는 각박해지는 세상을 아름다운 삶으로 조화시키는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오랜만에 어지러운 마음에 휴식으로 감상하는 시집을 건네준 시인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 앞으로 또한 시인의 순박한 심상에서의 좋은 시를 창작될 것이라는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