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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타임즈 무심천/ 초등학생의 친구가 되고 싶다

 
       
초등학생의 친구가 되고 싶다
무심천
2010년 08월 04일 (수) 충청타임즈 webmaster@cctimes.kr
   
 
   
 
이규정 소설가

컴퓨터가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것은 한참이나 되었다. 어느 사이에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이 일상화되면서 중독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누구라도 손쉽게 접근하는 인터넷의 정보가 무한정이다 보니 당연한 순리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욕심이 과하면 독이 되는 법이다. 자신도 모르게 하찮은 게임이나 인터넷 도박에 중독되면서 건강이 망가지는 사람들도 적지는 않은 것 같다.

요즘에는 누구나 쉽게 이용하는 것이 미니홈페이지다. 각종 사이트에서 누구라도 손쉽게 이용하도록 구성되어 있는 미니홈페이지들이 어지간히 많기도 하다. 컴맹이나 다름없는 나또한 덩달아서 미니홈페이지를 개설한 것은 한참이나 되었다. 하지만 쉽지가 않아서 휴면되었던 미니홈페이지를 정리하게 된 것은 지난번에 시작한 신작소설을 올려놓겠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지난 3월부터 아직은 습작수준에 지나지 않는 신작소설을 미니홈페이지에 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서 설렁하게 느껴졌다. 시간이 차츰 지나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요즘에는 제법이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적잖은 격려와 가르침을 주시는 댓글을 달아주기도 한다. 나로서는 그것보다 고맙고 반가운 것이 없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빠트리지 않고 있었다.

지난달에는 그동안 내 글을 지켜보았다는 사람이 나에게 문학공부를 하고 싶다는 메일이 날아들었다. 아마도 그 사람은 내가 문학을 전공한 사람인지 알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문학공부는커녕 아직도 매달리는 직장에서 교대근무를 하는 사람이다. 오히려 문학공부를 배워야 하는 사람이라고 고백하는 얼굴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발갛게 달아올라서 화끈거렸다.

이번 달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올리는 연재소설을 격려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제법이나 많았다. 나또한 거기에 보답하겠다고 찾아가는 미니홈페이지에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오늘도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서야 훑어보는 홈페이지의 주인이 초등학교 일학년의 학생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로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하던 초등학생이 그동안 내 글을 보면서 격려하는 댓글을 달아주었던 것이다.

화가가 되겠다는 초등학교 일학년 여학생의 작품과 아빠가 격려하는 글들을 한참이나 훑어보았다. 누구라도 본받고 싶을 정도로 모범적인 가정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동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습작수준에 지나지 않는 신작소설을 올리면서 초등학생이 본다는 것은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어린이 화가라는 독자가 초등학생이라는 것을 알고서야 홈페이지의 내 글들을 모두 훑어보았다. 다행히 초등학생이 보아서도 아무런 부담이 없는 글이라서 안도하는 한숨을 몰아쉬기도 했다.

우리가 무엇이든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은 거기에 따르는 부작용이 작지는 않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올리는 글에서도 보는 사람에 따라 상처를 받고 적잖은 교훈을 되기도 한다. 어설픈 소설을 올리면서 얻은 교훈 하나가 어른은 어른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동화를 창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멈추지 않는 것은 어린이 화가처럼 귀여운 초등학생과 친구가 되고 싶다는 욕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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